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A매치라고 평가할 수 있는 9월 A매치가 끝났습니다.
코스타리카와 2:2 무승부, 카메룬과 1:0 승리로 마무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승, 1 무로 끝났지만 과정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경기들이었습니다.
이번 A매치 평가전 이후 나올만한 이야기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경기 분석은 따로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 1승, 1무 나쁘지 않은 결과
결과적으로는 1승 1 무로 끝났습니다.
피파랭킹 34위 코스타리카, 피파랭킹 38위 카메룬을 맞이하여 1승 1 무였습니다.
두 팀 모두 월드컵에 진출한 상태의 팀으로 우리나라는 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수 있는 레벨의 팀과 1승 1 무였습니다.
문제는, 몇 가지 이점을 가지고 진행된 경기였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홈에서의 경기였습니다.
홈에서 상대팀을 초청해서 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홈 이점을 얻고 시작했습니다.
물론, 두 팀 모두 원정이 되는 제3국에서 경기를 했다 하여도 그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차이는 분명 있지만, 제3국에서 했어도 똑같은 경기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이점이 없었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그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 주전들이 빠진 상대팀이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는 주전의 대부분이 참가하기는 했습니다.
몇몇 선수가 빠지긴 하였어도 그 차이가 팀을 바꿀만하다 평가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카메룬의 경우에는 차이가 클 정도의 선수들이 빠졌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월드컵 멤버의 95% 이상이 출전하였고,
이번에 치러진 2경기에서 나온 선수들이 월드컵에 그대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는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나은 경기력으로,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했던 경기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1승 1 무가 아쉬운 이상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아마도 아래 추가적으로 적을 이야기가 나올 것입니다.)
# 벤투의 뚝심, 벤투의 고집
확실한 것은 벤투 감독의 고집과 뚝심은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감독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2018 월드컵 이후 최장기간 감독이 되었습니다.
4년의 기간 동안 선수의 변화는 최대한 줄이고,
정말 한결같이 같은 선수와 같은 전술로 반복 숙달을 했습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정말 괜찮은 전략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머리가 정말 좋은 사람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공부해도 되지만
머리가 부족하다면 한길만 가는 게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눈이 높아졌고,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현실적으로 국가대표만 본다면 월드컵에서 하위권의 팀이 맞습니다.
그렇기에 한결같이 같은 선수로 같은 전술만 반복한다면,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긍적으로 본다면 괜찮은 전략이 됩니다.
그동안 다른 감독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매 순간순간이 중요했고, 조금만 흔들려도 경질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벤투는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도 않고,
끝까지 자기의 철학을 밀고 갔습니다.
아무리 욕을 먹어도, 주변에서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자기가 맞다 생각하는 길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한 감독이 맞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감독 찾기 힘듭니다.
문제는, 그에 맞는 결과를 가져오면 됩니다.
이제는 공부할 시간이 끝났습니다.
이제 시험이 시작됩니다.
마지막 시험에서 좋은 성적만 내주면 되는 것입니다.
# 이강인의 활용 방법, 월드컵에 갈 수 있을까?
오늘, 카메룬과 경기에서는 이강인이 출전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어떤 경우의 수를 두어도 이강인이 출전해야 한다는 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강인을 월드컵에 활용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오늘 출전을 시키고 경기해봤는데 자신과는 맞지 않다는 이야기와 함께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이강인을 월드컵에서 활용할 생각이라면,
오늘 경기에서 테스트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테스트할 기회가 없습니다.
월드컵 전에 11월에 마지막으로 카타르로 들어가기 전에 제3국에서 경기가 있을 것이지만,
그때는 테스트를 할 수 없습니다. 정말 마지막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경기도 치열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월드컵 이전 부상 방지를 위해서 간단하게 마지막으로 합을 맞추는 목적으로 경기를 합니다.
즉,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강인이 포함이 되어도 되지 않아도 오늘은 출전하는 게 맞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이강인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 벤투가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강인은 주전 멤버가 아닙니다.
이것은 축구를 좋아하고 관심 있어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이강인이 현재 잘하고 있다고 하여도,
갑자기 이강인을 포함한 전술을 펼칠 수 없습니다.
위에 적었듯이 4년이나 만들어온 선수들을 이강인 한 명 때문에 새롭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이강인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전반전에 뛰는 주전보다는 후반전 기용되는 조커 멤버입니다.
특히, 상대편이 선제점을 넣고 수비적으로 잠그고 버틸 때 이강인이 침투 패스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강인의 왼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나라가 선제점을 넣고 지킨다면 이강인을 사용할 이유는 없어집니다.
이게 현재 이강인이 우리나라 대표팀에서의 위치입니다.
카메룬전에서 우리는 선제점을 넣었고, 후반전에는 지키는 경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강인을 넣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벤투 감독은 이번 두경 기를 테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이 있었지만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1승 1 무가 중요한 것입니다.
지더라도 좋은 경기력, 경기력이 좋았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을 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벤투 감독은, 테스트는 이미 끝이 났고 대표팀은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경기 결과만 신경 쓴 것입니다.
만일 테스트를 하고 1 무 1패로 끝났다면? 아무리 좋은 경기력이었어도 그 결과는 월드컵까지 이어져 갑니다.
그렇기에 월드컵 이전에 승리의 기분을 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세 번째, 벤투의 플랜은 이미 끝났다.
벤투의 전술, 전략, 엔트리는 끝났습니다.
모두가 아는 그 전술과, 엔트리가 월드컵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그것의 방점을 찍는 장면이 오늘 이강인의 출전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긍정적인 부분은 없나?
결과는 1승 1 무로 끝났지만 경기력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실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강인 테스트 안 한 것이 정말 아쉽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아예 없는가? 그것은 아닙니다.
첫 번째, 벤투의 고집
고집이 국민들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하지만,
실질적으로 대표팀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팀 멤버들은 이제 서로를 정말 잘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역대 가장 긴 시간 호흡을 맞춘 멤버들입니다.
토너먼트에서는 이 부분이 정말 큰 강점이 됩니다.
개개인의 실력 여하를 떠나서 이제 선수들은 호흡적인 측면과 전술 이해하는 측면에서는 월드컵에 출전하는 그 어떤 팀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끈끈한 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승리하기에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분명히 나는 팀들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16강 정도는 어떻게 해서든 올라갈 수 있을만한 전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토너먼트에 들어가면 이 고집이 정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어찌 되었든 1승 1 무
결과적으로 1승 1 무입니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야 할까요?
경기력 문제는 뒤로 미루어도 됩니다.
일단 지지 않는 경기가 중요합니다.
토너먼트에서는 꾸역승이라고 하는 팀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머리채를 붙잡고 이겨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1승 1 무를 했습니다. 벤투 감독 취임 후 승률은 매우 좋습니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1 무 1패만 하여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열립니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보다 강팀이라 평가받는 팀을 머리채 잡고 이기면 되는 겁니다.
이번 경기를 보고 토트넘 경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토트넘의 현재 성적을 보시면 꾸역승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경기가 재미없었고, 경기력이 별로 좋지 못해도, 지지 않으면 됩니다.
토트넘이 에메르송 로얄을 기용하면서 욕은 먹어도 어떻게 해서든 이깁니다.
어쩌면 그게 중요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해볼 만한 건 다 해봤다
마지막 카메룬전에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나상호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이것은 명확하게 이유가 있는 교체였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넣은 1골을 지키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정우영 선수를 넣으면서 위험부담 있는 교체를 하지 않고,
같은 위치에 있는 선수와 교체를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손준호 선수보다 수비력이 뛰어난 정우영 선수를,
체력이 떨어진 손준호 선수 대신 기용하는 것은 미드필더 라인을 더 잠그겠다는 의지입니다.
황의조를 넣으면서 정우영 선수를 빼는 선택도 같습니다.
수비적으로 돌리고, 황의조를 최전방에 넣어서 역습 한방만 노리겠다는 의지입니다.
황의조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때는 백승호 선수를 넣었습니다.
미드필더 라인을 더 두텁게 해서 투볼란치로 잠가버렸습니다.
후반전에는 의도적으로 공을 돌리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전반전에는 침투 패스를 많이 했는데 후반전에는 침투 패스보다는 안전한 패스를 했습니다.
김민재 선수의 오버래핑이 줄어든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먼저 골을 넣었지만 따라 잡히고,
역전당한 상태에서 다시 따라붙는 연습까지 되었습니다.
선제골을 넣었을 때 지켜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즉, 우리나라는 경기에서 나올 수 있을만한 상황들을 충분히 활용했고 그에 맞는 전략 전술을 펼쳤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지지 않는 경기를 했습니다.
# 마무리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아쉽다 하여서 주저앉을 정도는 아닙니다.
이미 화살을 쏘아졌습니다.
이제 이 화살이 몇 점에 박힐 것이 가를 지켜볼 차례입니다.
벤투 감독은 정말 오랜 시간 욕을 먹으면서 자신의 철학을 관철했습니다.
그에 대한 결과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정말 다행인 점은 벤투 감독이 경질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만일, 벤투 감독이 올해에 경질되었다면 벤투 감독의 색이 강한 대표팀은 더 힘들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은 경질되지 않았고,
끝까지 월드컵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 참고 : 월드컵 두달도 안 남은 상태에서 감독을 경질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1승 1무를 했는데, 월드컵 두 달 놔두고 감독을 경질하면 전 세계에서 놀림감이 되고,
그 팀에 갈 감독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
가끔.. 축구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이 없다 월드컵때 잠깐 축구 보시고 감독 경질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벤투 감독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맡아 28승 10무 5패로 승률 65%입니다.
이번 A매치 추가하게 되면 더 오르겠죠. 슈틸리케 감독 이후 가장 높은 승률입니다.
(참고로 히딩크 감독은 16승 11무 11패로 42%입니다.)
단지 원하는 선수 뽑지 않고 경기가 재미없다고 경질하면 세계에서 놀림감 됩니다.
이제는 경질이 되지 않고,
4년간 꾸준하게 선수 변화 없이,
전술 변화 없이, 한 가지 축구만 해왔던 대표팀의 결과를 보여주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의 경기력을 보면서 월드컵에서 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기력과 월드컵은 다릅니다.
단기 토너먼트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다릅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모습으로 16강 실패한다면 역시 그럴 줄 알았다! 하면서 말이 나오겠지만
16강, 8강을 기대조차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지금 경기력으로는 기대 못합니다.
문제는 지금 경기력만으로 16강, 8강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월드컵에서는 꾸역승을 하는 팀이 올라갑니다.
모든 것을 다 던져서 불태우며 뛰는 경기입니다.
평가전과 다릅니다.
지금 기대를 할 수 있는 점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4년간 꾸준하게 합을 맞춰왔고,
감독이 4년간 욕먹으면서 뚝심 있게 버텼다는 점.
그것이 월드컵에서 빛을 발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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